정부는 식품 위해성 발표에 좀더 신중을 기해야 한다. 과학적 근거 없이 “유해물질이 있다”는 정부나 소비자단체의 발표만으로 해당 업체 제품이 ‘기피식품이 돼 심지어 회사가 망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매일유업의 ‘포르마린 우유 사태’가 또 하나의 ‘묻지마 식품 피동’이 될 전망이다. 소비자나 업체 모두 피해자로 남는 것이 ‘묻지마 식품 피동’이다.
농림수산식품부는 지난 4월 28일 매일유업이 포름알데히드(메탄올을 산화시킬 때 나오는 기체·이를 37% 정도의 농도로 물에 녹인 수용액이 포르말린)가 섞인 사료를 사용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포름알데히드가 왜, 얼마나 나쁜지 설명하지 못했다.
그러는 사이 학계에선 반론이 나왔다. 포름알데히드 양이 자연상태의 우유에서 나온 포름알데히드는 공기 중이나 자연상태의 식품에도 일정량 포함돼 있고 문제가 된 우유에서 나온 포름알데히드 양이 자연상태의 우유에서 검출되는 수준과 비슷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매일유업측은 큰 타격을 입은 뒤다.
4월 29일부터 사흘간 대형마트에서 매일유업제품 매출은 평균 27% 줄었다. 가장 피해가 심각했던 31일엔 예년보다 32%나 판매가 감소했다.
호주 시드니대학 수의학과 수레시 굴라티 연구원은 “포름알데히드는 과일이나 생선·고기·우유·치즈 같은 일상 식품에도 자연적으로 조금씩 함유돼 있는 성분”이라고 주장했다. 사료에 포름알데히드 처리를 한 이유로는 “살모넬라 같은 유독성 박테리아 오염을 막기 위한 것이고 이 처리를 하면 우유 영양성분과 생산성이 더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논쟁은 매우 비과학적”이라며 미국과 영국·프랑스에서도 같은 성분의 사료를 소에게 먹인다“고 덧붙였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자연상태의 사과(17·3ppm)·양배추(4·7ppm) 등에서 소량의 포름알대히드가 함유돼 있다.
‘묻지마 식품 파동’은 해당 업체에 심각한 피해를 안겨준다. 1989년 삼양식품은 “공업용 쇠기름으로 라면을 튀겼다”는 검찰 발표로 3개월간 공장 문을 닫았다. 8년간의 재판 끝에 무죄 판결을 받았지만 지금도 당시 라면시장의 점유율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사건 직후 해명자료를 내고 2주 뒤엔 보건사회부 장관이 위해성이 없다고 발표했지만 소용없었다”며 “소비자나 업체 모두 피해자로 남는 것이 묻지마 식품 파동”이라고 말했다.
‘묻지마 식품 파동’은 이뿐이 아니다. 1998년 서울지검(현 서울중앙지검)은 “부패를 막기 위해 번데기·골뱅이 통조림에 포르말린을 넣었다”며 세 곳의 통조림 업체를 기소했다. 파장은 컸다.
중견 통조림 업체 관계자는 “모든 종류의 통조림이 거의 팔리지 않았다. 골뱅이 거리로 알려진 서울 을지로 식당들이 줄줄이 문을 닫을 정도로 심각했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검찰 조사에서 나온 이들 통조림 속 포름알데히드 함량은 0.03~0.19mg으로 대기 중에 함유된 포름알데히드 함량과 비슷했다.
업체들은 1심과 2심을 거쳐 2001년 대법원 최종판결에서도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미 해당 업체는 물론 30여개 영세 통조림 회사가 줄도산을 한 뒤였다,. 되풀이되는 ‘묻지마 식품 파동’은 이제 없어져야 한다.
기사입력: 2011/05/12 [21:55] 최종편집: ⓒ 서산뉴스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많이 본 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