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국회의원들이 공직선거법상 당선무효 규정을 완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3일 한나라당 김충환 의원 등 여·야 의원 21명은 당선인과 선거사무장 등의 선거법 위반으로 인한 당선무효형을 대폭 완화하는 내용의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최근 국회에 전달했다.
여·야 의원들이 제출한 개정안에 따르면 당선된 국회의원이 선거법 위반으로 인해 당선무효가 되는 벌금액수가 현재 100만원 이상에서 300만원 이상으로 상향된다.
또한 선거사무장과 선거사무소의 회계책임자 또는 후보자의 배우자와 직계존비속이 선거법을 위반할 경우도 기존의 300만원 이상의 벌금에서 700만원 이상으로 높아진다.
‘당선무효’라는 철퇴를 피하기 위해 당선무효 되는 벌금액수를 종전보다 높이는 것이 개정안의 골자다. 여기에 선거운동기간을 전후해 18일 이내에 한 행위만 당선무효가 되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시켰다.
현행법에서는 선거운동기간 전후 180일 이내가 아니더라도 선거사무장 등이 ‘매수 및 이해유도죄 ’. ‘당선무효유도죄’, ‘기부행위의금지제한 등 위반죄’, ‘정치자금 부정수수죄로’로 징역형이나 3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을 선고받으면 당선 무효가 된다고 정하고 있다.
이 법안을 발의한 김충환 의원은 “현행법이 민주적 정당성과 합리성이 고려되지 않은 채 개별 법관의 형량 판단에 따라 일정액 이상의 벌금형만 받으면 무효가 되는 지나치게 포괄적인 재재 규정이 들어있어 대의민주주의원리와 충돌하는 문제점이 있다”며 개정안 제출이유를 설명했다.
김 의원이 이 법안을 ‘ 대의민주주의’라는 말로 많은 유권자들의 정치적 의사표시를 존중하기 위해 발의한 것처럼 포장했으나 발의된 법안은 현직에 있는 국회의원 자신들이 선거에서 유리하도록 선거법 일부를 개정하려는 아전인수(我田引水)식 행동으로 볼 수밖에 없다.
국회의원들이 법을 만들고 바꿀 수 있다는 점을 악용해 스스로를 위해 법을 개정하는 것을 찬성하는 국민은 없다. 또한 유권자들이 그렇게 행동하라고 자신의 소중한 한 표를 던졌을 리 만무하다. 그렇기에 일부 국회의원들의 선거법 개정 시도는 우리나라가 채택하고 있는 대의민주주의를 퇴색시키는 어리석은 행동이다.
얼마 전 일부 국회의원들이 ‘돈 가뭄’을 해소하기 위해 정치자금의 파이를 키우는 정치자금법 개정을 추진하려다 여론의 뭇매를 맞은 적이 있다. 민생법안은 느긋하게 처리하는 국회의원들이 자신들에게 불리하다고 생각되는 법안을 유리하게 개정하기 위해 과감히 행동하는 모습은 볼썽사납기까지 한다.
한 국가의 정치수준은 ‘선거시 얼마나 깨끗하게 선거를 치러 내는가’ 로 평가된다. 선관위는 부정부패를 뿌리 뽑기 위해 선거법을 이전보다 한층 강화하고 있다. 그럼에도 부정부패로 법의 처벌을 받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발생하고 있다.
내년에는 총선과 대선이 치러진다. 공명선거 분위기가 조성돼야 할 시점에 선거법 재정을 일부 국회의원들이 발의 한 것은 국회가 부정 과열 선거를 부추기는 행동이다. 여·야 국회의원들은 자신의 안위를 위해 법을 사유화 하는 행동을 중단하고 국민의 뜻에 따른 깨끗한 정치를 구현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기사입력: 2011/04/04 [12:06] 최종편집: ⓒ 서산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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