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주택공사(LH)공사 빚, 임직원의 주인의식부터

서산뉴스

토지공사와 주택공사가 통합하여 LH공사로 새 옷을 갈아입었는데 이번 국토해양위원회 한국토지주택공사 국정감사를 보았다면 누구나 생각이 많은 게 국민이었으리라. 빚이 118조원에 하루 이자만 100억원, 1년이면 3조6천억원이 이자로 나간다고 하는 것이다.

국민들이야 100조가 됐건 얼마가 빚이라 해도 나하고 그게 무슨 상관이냐 라거나, 아니면 들어보고 알려고 하지도 않을 냉담보다 한 계단 높은 무관심과 포기의 경지에 와 있다. 잘하는 일이 아니다.

●하루 100억이자 남의 일 아니다
그렇잖아도 머리가 복잡한 게 국민이다. 그런 판에 방송이고 신문까지도 빚이 얼마라느니 이자가 얼마라는 말 귀찮을 지도 모른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가 집중하는 현실이라는 것이 있다. 당장 눈앞에 펼쳐진 내문제가 중요하다보면 국가니 4대강이니 LH공사부채 같은 것은 듣고 싶지도 않을 수 있으나 그것도 문제다.

결론은 하루 이자 100억원이라고 하는 그게 사실은 전부 국민의 빚이라고 봐도 된다는 것이다. 정치인과 우리, LH공사와 우리는 남남같지만 남남이 하니라 동일한 하나의 몸체다. 그래서 LH공사의 빚을 줄여야 한다.

국가는 개인이 하지 못하는 국가사업을 해야 한다. 한가지만 예를 들면 바로 도시개발이며 주택건설이다. 살고 있는 집을 개인이 짓던 세월은 지나갔다. 옆집 아저씨가 건축업을 해서 단독주택을 짓던 세월은 과거지사다. 무슨무슨 건설회사(민영)가 대단위 아파트를 짓고 분양하면 그게 현실 우리의 집이다. 지금은 단독주택을 거의 짓지 않거나 비율도 한자리수 이하다.

집을 지으려면 땅이 있어야 한다. 땅은 같은 땅이 아니라 집을 짓는 땅이 있고 못 짓는 땅이 있다. 산에 집을 짓지 못하고 그린벨트에도 짓지 못하고 농지에도 지을 수 없고 주거지역에 지어야 한다. 이런 것의 기준을 정한 법이 국토이용관리법이며 토지이용계획도 이법에서 뻗은 가지다.

그럼 주거지역은 어떻게 정하는가. 단독주택지가 있고 공동주택 아파트지역이 있으며 상업지역이라는 것도 국토이용관리법인데, 이런 토지지목을 정하는 첫 과정이 도시개발이다.

대단위 택지개발이나 도시개발과 재개발 역시도 개인이 못하는 사업이라 정부가 하는데 정부는 이를 대행하는 기업을 공기업이라 해서 공사라 칭한다. 토지개발은 토지(개발)공사가 하였고, 개발된 토지에 아파트나 공동주택을 짓는 것의 대표적 국가공공업체가 주택공사였다. 이 둘을 통합하여 LH공사라고 하는 공기업이다.

이 공기업의 빚이 118조고 이자만 하루 100억이라는데 이게 바로 내가 살아갈 이 땅과 내 집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어 그게 바로 국민의 빚이고 나의 빚이라고 봐도 무리가 아니다. 왜 이렇게 많은 빚을 졌는가? 답은 과다하게 개발계획을 세우느라 돈 지출이 많았다는 것이고, 계획대로 수익이 발생하지 않고 적자가 났다는 얘기다.

돈을 많이 벌어 개발비가 싸지고 집값이 싸지도록 정부가 국민의 삶에 이바지 하자고 만든 두 개의 공사가 거꾸로 빚을 늘리는 바람에 평당 100만원할 땅과 아파트가 200만원대로도 못산다고 한다면 정신이 번쩍 들일 맞다.

왜 이렇게 방만한 사업을 벌려 빚을 늘렸느냐고 멱살을 잡으려면 누구를 잡아야 하는가. 현직 사장은 죄가 없고 전 사장? 아니면 전 정부? 전 대통령? 정말 부질없는 질책이다. 이미 죽은 자나 마찬가지인 전임자나 전직대통령을 꺼내 부관참시를 한다고 풀릴 문제도 아니다.

이자가 이자를 늘려 지금도 빚이 계속 늘어간다고 나무라기도 어렵다. 그러다 보니 국정감사라고 해도 국민이나 국회의원이나 현직 사장이나 국장 누구를 붙잡고 무슨 말을 한들 대안을 찾기도 보통 어려운 것이 아니다.

●책임의식 부재로 빚어진 결과... 국민의 창고지기로 의식전환 있어야해
특히 욕설만 퍼부어서는 더더욱 안 될 일이다. 근본 문제를 찾아 물어야하는데 이걸 모르는 사람은 없고 대안이라고 묘수를 풀어낼 솔로몬의 지혜도 없다. 단 이점 하나는 틀림없다. 그 어느 부처나 마찬가지지만 국가채무의 3분의1 이나 되는 빚을 진 LH공사가 특별히 구더기탕 이라는 것이다. 된장보다 구더기가 더 많은 장독 항아리처럼 LH공사의 뚜껑을 열어보면 완전 구더기가 득실거린다.

이렇게 말하면 일 잘한 공사에게 큰 실언이 될지 모르겠으나 단순한 욕설이 아니라 국가관, 애국심, 국민의 기업, 주인의식보다 개인들이 월급이나 타고 적자가 나거나 말거나 도대체 아무도 책임의식을 갖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게 구더기떼 라는 사고적 지적이다.

된장을 다 먹어치우는데 전 직원들이 막지 않았다. 외부에서 막 쉬파리가 들끓어도 목숨을 걸고 막지 않은 것이다. 적자가 나도 아무도 별로 신경 쓰고 밤새워 고민하지도 않았다. 빚을 지면 그게 내 빚이냐 네 빚이냐는 식으로 무사안일하게 사명감보다 개인사업감에만 치우친 것이다.

빚이야 있던 말건 보너스와 상여급부터 나눠먹기에 급급한 측면까지 있다. 개발하기로 한 부지의 경제성에서 이자가 늘고 빚이 늘면 분양가만 올리면 된다는 식으로 국민의 입장보다 편의주의로 남의 돈처럼 아끼지 않은 것이다.

LH공사가 탄탄해야 나라가 탄탄해 진다. 여기서는 공정한 사회라거나 정신문화의 과제도 멀고 오로지 현실논리가 당장 발등에 불덩어리로 떨어지는 시급하고도 당면한 문제다. 이를 어쩌면 좋을까.

국토부장관과 LH공사 사장부터 물러나라고 해서도 안 되고, 있다면 단 하나, 그것은 지금부터라도 공사전직원이 허리띠를 동여매고 주인의식으로 돌아서 빚을 줄일 방도를 짜는 국민의 창고지기에 충실할 의식전화부터 출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