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한 사회로 가는 길은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서산뉴스

계속되는 국정감사에 대해 불만이 많지만 예외가 있다. 국회정무위원회가 지난 2일에 열었던 공정거래위원회에 대한 국감이다. 우선 공정거래위원회란 곳이 어떤 곳이며 그게 우리 국민과 직간접 상관관계가 뭔가를 이해야 말이 통한다.

어디서부터 간단하고 알기 쉽게 말할지 어려운데 한마디로 말하라면 이명박 대통령이 말한 국정 후반기 국정지표 “공정한 사회”라는 중차대한 의제에 대해 가장 중추적 역할을 잘해야 할 곳이며, 말 그대로 ‘공정’이란 화두와 직결되는 행정부서가 공정거래위원회라는 것부터 알 일이다.

공정한 사회라는 중차대한 의제에 대해 가장 중추적 역할을 잘해야 할 곳 "공정거래위원회"

공정사회가 국민의 삶에 직접적 영향을 준다는 것 자체도 국민은 그저 대통령의 수식어 정도로 이해하기 쉬우나 깊이 알 것은 불공정할 경우다. 보다 쉽게 설명하면 양반·상놈 세상과 비교해도 좋다.

이는 “사람위에 사람 없고 사람 밑에 사람 없다”는 민주주의 근본정신에 준한다. 국민은 서민이고 정치인과 재벌을 특권층이라 한다면 불공정이며 북한과 다름 없은 인권의 문제다. 적자와 서자의 차이를 떠올려도 된다. 상등인과 하등인, 또는 상전과 노예(종)의 개념 역시도 국가인권위원회보다 상위에 앉은 것이 공정이라는 의미이며 이 공정을 실천하는 곳이 공정거래위원회라고 보아야 한다.

우리 국민은 뭐든 깊이 제대로 아는 걸 골치 아프다 외면한다. 공정이 밥 먹여주느냐고 들으려 하지도 않는다. 양반이든 상놈이든 배만 부르면 되고 행복하기만 하면 되는 것 아니냐고 무시해 버린다.

이에 더 쉽게 말하라면, 같은 라면 한 개를 사도 힘없는 서민은 1000원에 사야 하고, 힘 있고 센 사람은 500원에 산다고 하면 단박에 알아들을 것이다. 쌀 1가마니에 우리는 15만원에 사고 몇 몇 강한 자는 5만원에 사다 먹는다고 하면 바짝 신경을 곤두세울 것이다. 바로 공정거래위원회는 우리가 발견하지 못할 이런 라면이나 쌀보다 더 엄청나게 크고 중요한 삶의 공정에 대한 책임을 진 정부위원회라는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

공정이라면 금 저울 같아야 할 공정거래위원회가 똥지게처럼 되나마나, 혹은 재벌이나 권력자 편에서서 국사를 주물러 왔다면 또 그게 나한테 직접적인 피해가 없으므로 까짓 나 살기도 바쁜데 신경 쓰고 싶지 않다고 할까 걱정된다.

눈을 크게 뜨고 그간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가 무슨 일을 얼마나 공정하고 불공정하게 해왔으며 그로서 나한테 어떤 직간접 득실을 주어왔는지 들여다 볼일이다. 그 결과 이번 국감에서 정무위에 속한 국회의원들의 활약은 눈부시다는 점을 치하하고자 한다.

공정위는 백화점에서 사오는 일용품을 관장한다. 가격 담합으로 바가지를 씌우면 이를 규제하고 고소하고 징계처분과 과징금을 물리어 단속한다. 이게 제대로 안 되는 경우가 너무 많아 우리사회는 불공정 백화점이다.

우리 자식·남편이 근무하는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계약관계를 관장한다. 죽어라 출근해 일을 해도 납품가가 싸서 중소기업은 굶어 죽을 지경이고 대기업만 큰돈을 벌어대면 이걸 막아주어야 하는데 대기업 편이었다.

어린이 학습지 값도 단속하고 거래라는 모든 거래는 전부 공정위 손아래서 움직인다. 무엇하나 우리 가계와 돈과 무관한 게 없다. 전화요금 휴대폰요금 아이폰 스마트폰 가격과 서비스도 공정위가 틀어잡고 있다. 임플란트 치아 보철치료비 결정도 공정위소관이다. 4대강공사도 공정 한가 불공정한가를 지금 1년째 턴키공사에 참여한 10대기업 담합여부에 대한 조사도 공정위가 하는 것이다.

재개발사업에서 원주민 정착이냐 퇴출이냐의 공정성도 여기서 한다. 하다못해 치킨 한 마리 원가가 4천원인데 프라이드 치킨으로 2만원 대까지 받는 문제도 업자간 가격 담합의 결과이므로 마찬가지다. 인터넷 매장 홈쇼핑 독과점 4대 업체(GS, CJ, 현대, 롯데)가 받는 중소기업 상품가 와 수수료 차이가 대기업과 2~3배 차이가 나는데도 규제를 않고도 있다.

여기다 다 쓸 수도 없이 수많은 것, 심지어 동네 슈퍼에는 비싸게 납품하고 대형마트나 기업형슈퍼마켙(SSM)에는 저가로 납품하여도 공정위가 손써주지 않으면 지역 상권과 자영업자 다 죽고 살아나지 못하는 문제도 공정위가 하는 일이다. 하나에서 열까지가 아니라 백 천 가지가 모두 공정위와 연결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므로 국민이 철저히 감시해야 하는 정부기관에서 공정위가 2등가라면 울 정도다.

금저울 같아야할 공정위가 똥지게처험 되나마나 하게 국사를 주물렀다면 걱정해야 된다
이런 공정위가 국민 편을 안 들고 부자와 대기업, 또는 정부편만 들어버린다거나 고위공직자들 편만 든다면 나라살림이 거꾸로 가도 막지를 못한다.

그 대표적인 이유라고 보아도 되는 게 바로 ‘전속 고발권’이라고 하는 공정위의 권한 때문이다. 가령 물가가 천정부지로 뛰는데 업자들의 매점매석이나 유통업자의 농단이라고 할 때 국민은 어디다 하소연 하는가? 검찰에도 안 되고 독점권을 가진 전속고발권자 공정위 말고는 하소연 할 곳이 없는 게 현행법이다.

세상을 버티고 선 대들보와 같은 이 공정위가 불공정하다면 살아남을 국민이 없으나 그런대로 몸값을 해온 공정위는 은연 중 법 대로를 앞세워 얼마나 큰 건에 대해 불공정한가에 대해 알고 보면 치가 떨릴 정도인 게 현실이라면 놀랄 일 아닌가? 그런 응달구석이 너무 크다는 것이 이번 공정위 국감에서 여실하게 파헤쳐지고 있다. 국민 모두가 공정위를 주시해야 한다.

독점고발권을 불공정의 편에서 남용한 공정위를 국민이 주시해야 한다

이번 공정위 국감에서 가장 돋보인 국감스타 국회의원이 있다. 일산에 지역구를 둔 김영선 의원으로서 다시보기로 볼 수 있는데 김 의원의 호통은 국민의 분노를 대신해 가슴을 뻥 뚫어주고 있다. 당장 공정위원장자리를 사퇴하라고 호통을 친 김 의원은 공정위의 ‘독점 고발권 폐지주장’이었다.

위원들 마다 공정위가 사법부의 기능에서 검사와 판사의 역할까지 도맡아 불공정의 편에 선 여러 사례를 들쳐 냈는데 당장 독점 고발권을 폐기하든가 행사하려면 제대로 단속하라는 호통이었으나 짧은 지면에 옮길 재간이 없다.

지난 5년간 공정거래법 위반사례는 적발건수만 5000건, 이중 실제 고발은 단 5건... 1000건에 1건으로 전부 봐 준 것 아니냐는 얘긴데, 하도급법 위반사례도 9883건 적발에 고소44건+고발11건에 금년(2010년)에는 단 1건도 없다는 것도 나타난 조사통계수치다.

4대강도 벌점 5점 업체는 참가 무자격자인데 SK건설은 7.5, 대우건설9.5, 경남기업은 10점인데도 컨소시엄으로 참여했다는 속내에 뭐가 있느냐고 하면 논객이 꼬투리를 잡힐 말일까? 공정과 멀다 못해 역주행하는 공정거래위원회가 바로서지 않으면 국민은 모두 호구·등신·종의 신분으로 죽도록 일해도 빚만 늘다 결국은 이혼하고 파산하고 가난의 굴레를 벗지 못한다. 공정한 사회로 가는 길은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출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