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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황식 총리후보자, 간 좀 미리 보자

서산뉴스

추석이다. 다 잊고 송편 맛있게 먹고, 그러나 송편도 간이 맞아야 한다. 내친김에 추석 안주감으로 김황식 국무총리 후보자의 간도 보고 맛도 좀 보자. 사람에게도 간이 있다는 것 아는가. 지독하게 짠 놈이 있고 그야말로 싱거워터진 놈도 있다. 허면 김 후보자를 맞은 국민의 눈과 입맛은 어떨까. 간이 잘 맞는가? 이에 국회는 29~30 양일간 간을 본다고 인사청문 특위를 연다. 그건 그거고 어디 한 번 우리가 먼저 간 좀 맞춰보자.

물론 아직 김 후보자에 대해 예단하기는 이르다. 국회 특위위원으로 배정 받을 위원들이 검증자료를 얼마나 철저하게 갖추고 또 어떤 돌발 요인이 생길지도 모르는 터라 특위가 끝나봐야 우리 국민들 역시도 싱겁다·짜다, 적합·부적합의 심증이 굳어질 것이고 맛도 알 것이다. 미리 평가를 한다는 것은 적절하지도 않고 맞지 않을 소지가 많다.

그러나 사람에게는 ‘첫인상’이라는 것이 있다. 국민은 임명되자마자 후보자에 대해 느끼는 감정이 있다. 어느새 좋다·나쁘다, 됐다거나 아니라 거나 스스로는 판단하고 있다. 물론 입 밖에 낼 말은 아니다. 실수하기 딱 맞는 ‘감’을 가지고 떠벌리는 것이 옳지도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 게 “사람은 생긴 대로“라는 말 그대로 ‘첫인상’이다. 이미 김 후보자에 대한 개개인 국민마다 느끼는 감정은 뉘게나 있다. 그것은 자유이며 배타적 기본권이다. 요컨대 입 밖에 내느냐 마느냐의 문제일 뿐 엄연히 존재하는 실체이기도 하다. 그럼 이런 자유기본권은 어떻게 형성되는가?

첫째는 ‘관상학적’으로 간을 보는 것이다. “척보면 안다”는 것으로써 보는 즉시 받는 느낌인데 총리감이냐 아니냐 하는 깊숙한데 까지 꿰뚫는다. 관상쟁이는 아니더라도 며느리나 시위 감도 첫눈에 보면 단박 내 식구 깜인지 아닌지 스파크가 튀는 것 같은, 말로는 표현하기 어려운 영역이다.

그래서 “왜 싫다하느냐”고 물으면 그저 “딱 보니까 첫눈에 아니다”고 하는 참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게 되는데 이게 첫인상에서 받는 느낌이다. 그럼 김황식 후보자의 첫인상은 어떤가. 자유롭게 판단하고 간을 보아도 된다.

관상은 사진으로도 보지만 사진만으로 보는 관상에는 한계가 있고 폭도 좁다. 그래서 관상보다 더 우위에 실존하는 것이 ‘동상’이라고 하는 것이다. 動像이란 드라마나 영화와 같은데서 보는 동영상과 비슷한 개념이다.

말소리도 들어보고 움직이는 모습도 본다. 말 할 때의 톤이나 고저도 감지하고 특히 눈동자도 본다. 눈을 내려 깔거나 둘둘 굴리면 점수가 깎이고 손발을 가만두지 못하고 떠는 사람도 있고 앉는 것도 걷는 것도 웃는 소리도 이상하기도 하고... 그럼 김 후보자의 동상은 어떠한가? 판단은 국민의 몫이고 자유, 대답은 안 해도 괜찮다.

동상위에는 “겪어봐야 안다”고 할 때의 ‘겪’자를 써서 “겪상‘이다. 겪상이란 내가 만든 말인데 ”돼지 인물보고 잡아먹느냐“는 말로 비교해도 된다. 암만 관상 좋고 동상 좋아도 겪어보니까 목소리는 돼지 멱따는 소리고 인간성은 예의도 없고 하는 짓마다 일통만 저지른다면 겪상에서 정나미가 떨어져 버린다.

그러니까 겪어볼수록 마음에 들어 정이 가는 사람이 있고, 겪어 볼수록 점점 꼴도 보기 싫어지는 사람도 있다. 사람은 겪어봐야 안다. 이게 바로 맛을 보고 맛을 안다는 샘표간장 광고다.

그간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말처럼 현직 장관들이나 후보자들 보면 정말 인물 아깝게 말 다르고 행동이 달랐다. 불륜을 저지르는 악인도 있고 부정한 뇌물 수수나 특채로 자식을 앉히고도 시치미를 뚝 따는 사람으로부터 겪어볼수록 추한 냄새가 진동하는 인물들... 뻔질 하게 말만 잘하는 정치인들이 수두룩하였던 것이 겪상에 해당된다.

이 겪상이야 말로 가장 중요한 총리후보 판단기준이다. 그럼 김 후보자의 겪상은? 겪어봐야 아니 캄캄, 겪어본 대통령이나 지인들은 알 것이지만 국민들은 아직 모른다. 간이라도 봐야 알지 않겠어?

부부는 살면서 정이 든다. 그러나 살면서 정이 멀어지는 경우도 있다. 총리도 마찬가지다. 관상이고 동상이고 중요하지 않다. 겪상으로 승부를 낼 일이다. 국민 아끼고 나라 잘 이끌고 대통령이 넘어지려 하면 잘 잡아드리고 남북문제·국제문제·친서민·공정한 사회를 이끌고 가는데 탁월한 겪상을 보여준다면 국민은 복이고 후보자는 영광이 된다.

물론 지레짐작 판단하기에는 이르다. 특위에서도 한계가 있다. 그저 “집안이 잘되려면 며느리가 잘 들어온다.”는 말처럼 우리나라가 복이 있으면 좋은 총리가 나올 것이나 망하려면 못된 며느리가 들어올 것이다.

그러니까 청문회가 할 일이 있다. ‘겪상에 대한 검증’이 핵심이다. 간을 맞춰 내라는 얘기다. 자질과 능력의 문제다. 참 어려운 주문인줄 안다. 개인이라면 술을 먹여 본다든가, 화가 나게 해 본다던가, 사람을 시험해 볼 각자의 노하우가 있을 것이나 법대로 해야 하니 쉽지 않을 것이나 그래서 특위위원이 똑똑해야 한다. 꼭 똑똑한 청문위원과 똑똑한 후보자의 한판 대결을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