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개의 시한포탄, 차명계좌와 천안함:서산뉴스 http://www.seosannews.com

두 개의 시한포탄, 차명계좌와 천안함

서산뉴스

태풍전야에는 고요하다는 말처럼 지금은 조용해도 이미 타들어가는 시한포탄 도화선에 불이 붙은 것 아닌가 하는 상당한 불안감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조현오 경찰청장의 차명계좌 발언 진위의 문제이고 또 하나는 천안함 진상조사와 관련한 민감한 사안이 그것이다.

최근 차명계좌와 관련하여 이인규 전 대검 중수부장은 "틀린 것도 맞는 것도 아니다. 꼭 차명계좌라고 하긴 그렇지만 실제로 이상한 돈 흐름이 나왔다면 틀린 것도 아니지 않나?…"라고 말했다. 이것은, 바로 '10만원권 수표들'을 염두에 둔 것일 가능성이 크다고 관측되기는 하나 미묘한 뉘앙스로 아리송하게 만들어 정국에 어떤 후폭풍을 불어댈지 모를 일이라 이 참 불안한 도화선이며 이의 진실여부다.

이 수표들은 노 전 대통령 취임(2003년 2월) 훨씬 이전에 발행된 것들로, 최소 5년 이상 사용되지 않다가 노 전 대통령 퇴임(2008년 2월) 이후에 노 전 대통령 주변 인물들이 썼다고 한다. 중수부는 이에 따라 당초 이 수표들이 애초에 어떻게 발행돼 누구의 손을 거쳐서 언제 노 전 대통령 주변으로 흘러 들어간 것인지를 확인하려 했던 것으로 알려진바 있다.

그런데 차명계좌와 연계하여 “틀린 것도 맞는 것도 아니다”해 버렸으니 전직 중수부장이 집무시에 취득한 국가 및 수사정보 내용을 공개한 것이 부적절 하다는 판단은 뒷전이고 진짜 차명계좌가 있느냐는 의혹의 도화선이 돼 타들어 가는 중이다.

이것이 지금 꼭 필요한 국익의 문제인가를 논하기에 앞서 그렇다면 향후 정국에 어떤 태풍이 불 것인가를 가늠하기 어려워 국민들 참 헷갈려버린다. 꼭 그런 것은 없다는 판단이 확고하게 서야 유익할 문제가, (차명계좌가)있는 것으로 뒤집어지면 이미 고소고발 한 본안을 저치고 국민의 이목을 잡아끌어 정국에 강한 회오리를 불어치게 될까 걱정이다.

다음은 천안함 관련 국민여론조사 결과와 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 미 대사의 충격성 발언이다. 먼저 이글을 읽는 독자자신에게 한번 물어보라. “천안함 진상조사결과에 대해 정부가 발표한 합조단의 발표를 믿는가? 믿지 않는가?” 무어라고 답하든 이미 조사한 여론조사결과에 따르면 '천안함 침몰사건'에 대한 정부 조사결과를 믿는 사람이 10명 중 3명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는 조사결과가 나와 있다.

9월 7일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소(IPUS·소장 박명규)가 발표한 '2010 통일의식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천안함 사건 정부 발표에 대해 '전적으로 신뢰한다(6.4%)'와 '신뢰하는 편(26.1%)'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32.5%였다. 반면, '전혀 신뢰하지 않는다(10.7%)', '신뢰하지 않는 편(25%)'이라고 답한 사람은 35.7%로 신뢰한다는 응답보다 많았다.

나머지는 반신반의(半信半疑)한다는 '반반(31.7%)'이라고 답했다. 이 조사는 지난 7월 전국 16개 시·도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1200명을 대상으로 일대일 면접조사(갤럽)를 통해 진행했다. 표본오차는 ±2.8%, 신뢰수준은 95%이다.

이는 지난 6월 행정안전부가 19세 이상 성인 남녀와 중·고교생 각 1000명씩을 대상으로 한 '국민 안보의식 여론조사'에서 성인의 75.4%, 청소년의 75.1%가 '북한이 천안함을 공격했다'고 응답한 것과 비교할 때, 정부의 천안함 조사결과에 대한 신뢰도가 크게 낮아진 것이다.

결국 믿는 다는 사람보다 믿지 않는 다는 국민이 더 많아진 것이다. 6.2지방선거 당시만 해도 믿던 국민들이 이제는 믿지 않는다는 얘긴데 여기에 기름을 퍼부은 사람이 그레그 전 주한 미 대사다.

당시 러시아는 자국 소속 해군 전문가 4명으로 구성된 자체조사단을 지난 6월 1일부터 일주일 동안 한국에 파견해 천안함 잔해를 둘러보고 관련 자료를 수집하는 등 천안함 사고 원인 규명을 밝히기 위해 자체조사를 벌였다.

이 과정에서 그레그 전 주한 미국대사는 “한국 정부가 러시아 조사단의 증거자료 접근을 막는 등 조사를 사실상 방해했다”고 주장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또 그레그 전 대사는 외신 기고를 통해 "'믿을만한 러시아 친구들'로부터 답변을 들었다"면서 "러시아가 천안함 보고서를 공개하지 않는 이유는 러시아의 조사 결과가 이명박 대통령에게 큰 정치적 타격을 주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당황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 바 있다.

도대체 어디서부터 어떤 말을 믿어야 하는가 보통 헷갈리는 게 아니다. 이게 거대한 시한포탄이 되어 터지는 날에는 어떻게 될 것인가. 이명박 대통령에게 정치적으로 큰 타격을 주게 된다? 거짓으로 꾸며낸 말이라는 뜻일까? 가뜩이나 태풍의 계절에 정말 생각지도 못한 이런 태풍이 몰아칠까 심히 우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