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대선 때 대권후보들의 공약 가운데 하나인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들의 무 공천약속을 새누리당이 고심 끝에 물꼬를 트고 나섰다.
새누리당이 기초선거후보 무 공천을 발표하기까지는 당내에서 치열한 논쟁과 반론 등 진통이 많았던 게 사실이다.
새누리당 공직자후보추천위원장인 서병수 사무총장은 지난 1일 기자회견을 통해 18대 대선당시 공약을 충실히 이행하고 정치쇄신에 대한 의지를 분명히 한다는 차원에서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에 대한 무 공천방침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서 서병수 사무총장은 무 공천법제화를 위해 여야사무총장회의를 이른 시일내에 할 것을 민주당에 촉구한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최고위원들은 이날 오전 열린 회의에서 해당지역의 사정에 따른 특별한 이견이 없는 한 무 공천이 바람직하다고 의견을 모았으나 일부최고위원들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으나 이날 오후 공추위를 열어 전 지역 무 공천방침을 확정했다고 한다.
여당의 결정은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공약을 지킨다는 명분과 함께 기초후보 무 공천을 먼저 실천함으로써 정치개혁이슈를 선점하게 됐다.
새누리당 측은 국민과의 약속을 지킨 것은 물론 현재 기초단체들의 실정을 잘 파악하고 무 공천방침을 확정한 것은 국민들로부터 박수를 받을 만하다.
민주통합당도 국민들이 눈살을 찌푸릴 정도로 미적거리지 말고 새누리당의 기초후보 무 공천확정방침에 흔쾌히 화답을 하면서 나서기를 바란다. 민주통합당은 당초 기초의원후보를 공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세웠다가 각 시도당에 이를 일임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아 한발 물러서는 분위기다.
김동철 민주당 공심위원장은 법제화가 안된 상태에서 무 공천을 결정할 수 없다면서 시도당에 일임했으니 시도당에서 자체적으로 결정할 일이라고 전했다. 민주통합당소속 대부분의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들도 무 공천을 바라고 있는 가운데 굳이 4·24 재보궐선거에 공천을 고집하는 것은 기득권을 놓기 싫다는 비판을 받을 수도 있다고 본다.
현재 민주당이 기득권을 고집하는 것을 보면 법정스님 말씀이 생각난다. 양승봉 한국인성교육협회장이 인터넷이 올린 법정스님 오두막 편지를 보면 버리면 새것이 온다. 종교의 가르침은 온갖 모순과 갈등으로 고뇌하는 사람들에 그 고뇌의 강을 건너게 하는 방편이요 수단이라고 적었다.
강을 건너 걱정과 근심이 사라졌다면 그 뗏목은 버려야 한다며 (중략)법(진리)도 버려야 할 터인데 하물며 법 아닌 것이랴, 그 시효가 이미 지나간 물건들을 아까워하면서 움켜쥐고 있으며 짐이 돼 우리 삶에 맑은 기운을 가로 막는다고 했다. 맞는 말씀이다. 민주당은 작은 기득권을 버리면 더 큰 국민들의 민심을 얻게 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새누리당 무 공천방침에 전국시군자치구의회 의장협의회와 시장군수협의회도 성명을 내면서 환영하고 있는 가운데 행정학전문가들도 대부분이 무 공천을 동의하고 있다. 여론조사전문기관인 다산리서치가 지난해 12월 한국정정학회소속 전문가 16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기초의원 정당공천폐지에 대한 동의가 84.6%로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 무공천은 여야를 막론하고 대국민 약속인데다 오래전부터 기초후보 정당공천제폐지가 학계와 정치권에서 심도있게 논의돼 왔었다. 본보의 본란에서도 지난달 22일 기초선거 정당공천폐지 약속지켜야라는 타이틀로 내년 지방선거에서 정당공천제 폐지를 역설했고, 지난 1일에도 기초선거 무공천 반드시 시행해야라는 제목으로 국민들이 등 돌리기전에 시행해야 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정당공천이 폐지돼야 구태정치가 개혁될 뿐 아니라 풀뿌리 민주주의가 활성화된다는 것은 누구나 공감하는 것으로 하루 빨리 민주당은 새누리당과 사무총장 회담을 열어 대부분의 국민들이 바라는 멋진 정치를 해주기를 바란다.
기사입력: 2013/04/10 [07:16] 최종편집: ⓒ 서산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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