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회는 지도자입네 하는 사람들이 어쩌면 그렇게 구질구질하게 살아왔는가 하는 의구심에 확신을 심어줄 뿐이다.
바야흐로 청문회 시즌이다. 박근혜 대통령과 함께 국정을 이끌 높은 벼슬아치들을 뽑기 위한 치열한 검증이 계속되고 있다. 대한민국 지도층을 자처하는 사람들의 도덕성을 가늠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하지만 “우리에겐 이렇게도 존경할 만한 지도자가 없는가” 하는 한탄이 먼저 나온다. 80년대에 유행했던 ‘민나 도로모데스(모두가 도둑놈)’ 가 이런 경우를 두고 하는 말인가 보다.
지난달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를 필두로 김용준 국무총리 후보자의 낙마사태는 국민들에게 위선과 치사함으로 가득 찬 지도층의 구린 속내를 보여준 대표적 사례다. 하긴 새삼 놀랄 것도 없지만 박근혜 새 정부의 정상 출범에 암운이 드리워진 상황이다.
청문회는 하나같이 지도자입네 하는 사람들이 어쩌면 그렇게 구질구질하게 살아왔는가 하는 의구심에 확신을 심어줄 뿐이다.
이 후보자는 특정업무경비를 유용한데다 공무상 국외출장 때 부인을 동반하고 다녔고 건강보험료 몇 푼을 아끼기 위해 딸의 피부양자로 등록했는가 하면 위장전입은 역시나 고위층의 단골메뉴로 포함됐다. 게다가 6년간 6억원의 소득으로 6억원을 예금하는 등 말 그대로 ‘생계형 비리’로 전철된 지나온 삶이 드러났다.
그런가 하면 인수위원회 위원장으로 새정부의 기본 틀을 짜던 김 후보자는 한 술 더 뜬다. 입으로는 “법관은 청빈하게 살아야 한다. 월급이외는 재테크 한게 없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그 반대였다. 부동산 투기와 두 아들의 병역면제 의혹에 탐욕스럽기 짝이 없는 삶이 드러났다.
부장판사시절 수도권 땅을 집중 구입하여, 땅을 사는 곳 마다 수십배의 이익을 남김으로서 ‘부동산 투기의 달인’지경에 이른데다 당시 8세와 6세의 어린 아들들에게 편법 증여한 의혹을 샀다. 두 아들의 병역면제 역시 큰 아들은 체중미달로, 둘째아들은 통풍으로 군대를 피했다.
모두가 그들의 지위를 이용한 편법이라는 것이 국민들의 의혹어린 시선이다. 즉 공무담임권을 사적으로 이용한 비리혐의를 받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그들은 ‘법적으로 문제 될 일은 하지 않았다’고 투덜거렸다는 보도다. 한심한 일이다. 이보다 더한 후안무치가 있을까 싶다.
감투는 자신보다는 이웃을 위해 헌신하고 희생한 삶을 살았던 사람들의 머리위에 얹어져야 한다.
정확히 말하자면 ‘법적으로 문제없다’는 그런 도덕불감증이 더 큰 문제다. 지도자의 자격으로서는 ‘내가 무엇이 문제인가’하는 그런 오만함과 선민의식이 부동산투기보다, 6억 봉급 받아 한 푼도 쓰지 않고 6억 저축하는 것 보다 더 흠결이다. 살다보면 법이야 어길 수도 있고 그 댓가를 치르면 되지만 양심이 흐리면 좀체로 맑게 닦아낼 수가 없기 때문이다.
공동체를 위한 헌신이나 희생이라는 단어가 무엇인지도 모르는 삶을 살았던 사람들은 제발 지도자입네 하지 말아야 한다.
국민들의 세금으로 호의호식하고 살았던 지난날을 감사하며 그냥 돈이나 껴안고 살아야 한다. 더 이상의 명예까지 누리고자해서는 안된다.
공직에 있는 정보로 부동산 투기와 치부를 하고 자신은 의무보다는 권리만 추구한 사람들이 지도자입네 하면 그럼 국민들은 무엇인가. 그들의 눈에는 국민이 그들을 살찌우는 노비나 다름없지 않겠는가. 자신들을 키워준 국민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는 지켜야 한다. 국민들을 더 이상 모욕하지 말아야 한다. 감투를 싫어할 사람이야 없겠지만 감투는 자신보다는 이웃을 위해 헌신하고 희생한 삶을 살았던 사람들의 머리위에 얹어져야 한다.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는 김 후보자의 부동산 투기의혹 등에 대해 “누구나 흠 있다”며 그를 두둔했다고 한다. 그 정도 흠은 별것이 아니라는 말인지는 모르나 국민들의 귀에는 “사회지도층이면 그 정도는 해먹어야 하는 것 아니냐” 하는 소리로 들린다. 아니면 지도층의 능력은 비리와 비례한다는 소린지도 모르겠다.
이제는 바꿔져야 한다. 그 동안 지도층입네 하는 사람들이 “나는 부동산 투기에 위장전입에 군대에 가지 않아도 너희 국민들은 그러면 안돼!”라고 했다. 이제는 국민들은 설사 부동산투기에 위장전입하고 군대에 가지 않더라도, 지도층입네 하는 사람들은 그래서는 안된다.
그래야만 국민들도 부동산투기하지 않고 위장전입하지 않고 군대에 가는 것을 기꺼이 마다하지 않는 법이다.
존경하고 싶은 지도자를 보고 싶다. 본받고 싶은 사표(師表)를 지도자 중에서 찾고 싶다. 이 나라의 미래에 희망을 걸고 싶다.
아니라면 나도 기회가 되면 부동산 투기로 재산을 불리고 월급 한 푼도 쓰지 않고 저축하며 아들 군대에 가지 말고 빼야겠다. 그러면 내게도 길 잃은 장관자리 하나쯤 오지 않겠는가. 하 허나 난 엄감생신 지도층이 아닌 글쟁일 뿐이다.
기사입력: 2013/02/12 [10:18] 최종편집: ⓒ 서산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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