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계관 말고.. 김정일 나와라 :서산뉴스 http://www.seosannews.com

김계관 말고.. 김정일 나와라

서산뉴스

연평도 재도발 미수사건이 터지자 오리발을 내민 북한... 뉴욕 방문을 마친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은 지난 2일 오후 에어차이나 항공편으로 귀국길에 올라 베이징을 거쳐 4일 평양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천안함·연평도 사건 해결 없이 남북관계를 움직이지 않으려는 한국 정부에 대해 ‘조건 없는 남북대화’를 촉구했다고 하는데, 떠나기 전날 숙소인 뉴욕 밀레니엄플라자호텔에서 남북대화에 대한 견해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같은 민족이니까 우리가 대화를 계속하자는 입장 아니냐”면서 “전제조건 없이 마주 앉아야 한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얼핏 들으면 말 된다고 들리는가. 그게 그렇지 않다.

그는 기자들을 향해 한발 더 나아가 “남조선 사람들한테 빨리 (대화 테이블에) 마주 앉으라고 말해주세요”라고 말하기도 했다. 미국이 모니터링(분배 감시) 강화를 내세우며 대북 식량지원 문제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불만을 했다 하고, “우리는 (미국이) 요구하는 모든 (모니터링) 사항들을 충분히 보장해줄 의지를 이미 몇 달 전에 밝혔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분배 투명성 운운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도 했다.

지난 5월 로버트 킹 국무부 인권특사가 이끄는 대북 식량평가 팀이 북한을 방문했을 때 이미 미국의 요구를 받아들였다는 말로 들리는데, 다 좋다만 북한이 이럴게 아니라는 것을 잊고 있으니 문제다. 우리가 아는 한 김계관 말 백 마디 보다 김정일의 말 한마디가 진짜다. 솔직히 말해 김계관이 누군가. 그는 김정일의 수하다. 입은 김정일의 말을 넘으면 안 될 금도가 그어져 있다. 정부대표로 미국에 가도 한국과 다른 것은 철저하게 김정일 입맛 의식이다.

그야 한국도 우리 대통령의 의지를 의식해야 하는 것 마찬가지겠지만 우리는 ‘의식’이지만 북한은 ‘입맛’이다. 의식과 입맛의 차이는 재량권의 문제이며 중요한 결단은 아예 불가한 것이 입맛이다.

우리는 대통령 의지를 의식하나 그게 곧 국민이고 국익이지만 북한은 국민보다 김정일이고 국익보다 김정일의 감성이 더 우위에 있다는 것은 천하가 다 잘 아는 일이다. 아니라고 못할 것이다. 세습이 첫째고 김정일 이후 김정은 체제 보장이 둘째고 셋째는 집권세력이고 맨 나중에 가서야 국민이란 말 맞아도 맞다고도 못하지? 이게 김계관 말고 김정일 나오라고 한 이유다.

남북문제는 99.999% 김정일의 의중에 달렸다. 반기문 총장이 권고해도 김정일이 나서지 않고는 남북대화 진전은 얼마를 더 겉돌지도 모르고 성사된다 해도 가마득하다. 그래서 남북정상회담 이야기가 나오는 것 인데 남북정상이 만나려면 우선 차서를 따라 김계관이고 누굴 만나 실무협의를 거쳐야 하는데 말끝마다 천안함과 연평도, 그리고 비핵보장 이야기가 나오는 게 남측인 반면, 말끝마다 따지지 말고 조건 없이 만나자 하는 게 북한인 팽팽한 대치로 몇 년을 갈 참인가.

앵무새에게 바‘람’풍을 아무리 잘 가르쳐도 바‘담’풍이라 하지 않겠는가. 제대로 다 옮겨 속내를 잘 못 드러내 화를 당하기보다는 똑 부러지게 받은 명대로만 지껄이는 것 너무 당연하지 않은가. 그래서 하는 말인데 정상회담까지 가고 대화를 위해 만나고 싶은 것이 진심이라면 김정일 위원장이 직접 나와 한마디 하기 싫으면 반 마디 라도 해야 길이 뚫린다.

이걸 미리 가르쳐 주면 자존심 꽤나 센 김정일이 어찌 들을지 모르겠으나 답답해서 하는 말인데 이렇게 하면 된다. 첫째는 “만나야 사과를 해도 할 게 아니냐”는 정도다. 이 말도 김계관이 해서는 믿지 못한다. 중앙통신이고 조선신보를 통해서라도 김정일 입으로 “자꾸 선 사과 사과 하는데 만나야 사과를 하든 받든 할 게 아니냐?”라는 식으로, 참 무책임하게 들릴 수도 있는, 같은 말이라도 김정일이 직접 우리가 원하는 바를 인지했다는 정도의 교감이 와야 실무급이고 뭐고 할 것 아닌가.

맨 날 졸개들만 시키고 아무리 악을 쓰고 제 아무리 민족 동포 운운해도 겉 다르고 속 다르다는 남한의 불신은 걷히지 않는다.지금 남한에서 단절로 불편도 있다고는 하나 북한을 못 만나 안달은 아니라는 현실도 직시해야 한다.

그렇다고 북한도 목 맬 일 없다면 없겠지만 알다시피 세계가 금융제재로부터 무역제재를 넘어 최소한 먹다 버릴 수준의 인도적 지원까지도 명쾌하게 앞 다투기는커녕 꽁무니를 빼는 상황이라는 것은 천하가 다 아는데 무슨 얼어 죽을 자존심이란 말인가. 우리야 말로 민족을 알고 피도 동포애도 북한보다 더 뜨겁기 때문에 이렇게 한 5년 10년 가면 북한이 어떻게 될 거라는 정도는 북한보다 더 강렬하게 체감하고 있다.

뻔하다. 한국이 외면하면 국제사회가 처다도 안 본다. 한국도 안 주는데 외국에서 왜 주겠는가는 기초 상식이다. 한국이 줄 형편이 안 될 만큼 북한보다 더 어렵지 않는 한 외국의 도움을 바라는 것은 썩어 내 버려도 기대자체를 버려야 한다. 한국의 비위가 상한 상태에서 용을 써도 효과는 개털일 게 뻔하다.

이번 김계관이 뉴욕에 간 것도 음양으로 한국이 고개를 끄덕인 덕이라는 정도도 모르는가.누구보다 간단하고 쉬운 입장이 김정일이다. 막상 정상회담에 나와도 김정일은 국제사회가 늘 한 두수 접어준다.

평소 인사성이 밝은 녀석이 인사하는 것은 뉴스가 아니나 김정일이 인사성이 밝으면 그건 세계뉴스가 된다. 하다 못 해 빙그레 웃어도 세계가 들썩거린다. 그만큼 폐쇄된 북한은 국제사회가 볼 때 기저귀 찬 어린 아기다.

어린 아기가 한 발짝을 걸으면 모든 가족이 박수를 치는 것처럼 김정일이 조금만 양보해도 국제사회는 반색을 하고 식량이 줄을 달 것이다. “나 그런 놈 아닌데 한국이 왜 나 때문에 안보걱정하나 모르겠다”하는 날엔 세계 톱뉴스가 될 것이다.막상 정상회담에 나와도 경우는 같다.

천안함이나 연평도 사과이야기가 나오면 과거 김정일의 말투로 추론컨대 “자꾸 사과, 사과 하는데 우리 애들이 실수한 것 맞수다. 사과 어드럭케 하라는기요?”하고 한바탕 웃으면 깨끗하게 지워질 일이다. 같이 만나 이렇게 한바탕 웃으면 다 넘어갈 일일 수도 있다.

그러면 우리정부가 부담이고 우리 대통령이 욕을 먹을 것이다. 왜 사과를 제대로 받아내지 않았느냐 거니, 왜 배상하고 책임자 문책하라 하지 않았느냐 라거나... 그래서 책임자와 배상이야기도 형식적이든 실질적이든 나올 수도 있다. 그래도 마찬가지다. 말 같지도 않아 후려 팰 소리지만 “애들이 부린 말썽가지고 꼭 배상해야 됩니까? 형제간에 실수 좀 했다고 물어 내는거이 우리 벱입네까?” 한들 죽일 거냐 살릴 거냐?

그래서 하는 말이다. 김정일이 들고 나와야 한다. 그야말로 애들만 시켜서 될 일 아니다. 완전 체제붕괴로 김정은이를 국제전범 만들지 않으려면 김계관 들어가고 김정일 나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