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새 당대표에게 부탁한다 :서산뉴스 http://www.seosannews.com

홍준표 새 당대표에게 부탁한다

서산뉴스

7·4 한나라당 전당대회에서 홍준표 새 당대표가 선출되었다. 축하하며 부탁이 있다. 가난이라면 못지않게 체험했다던데 모쪼록 서민 중산층의 심정을 헤아려 보살피는 집권 여당의 새 당대표가 돼 달라는 것이다.

모래시계 검사라 불렸던 이미지는 정치인으로의 위상이 높아짐에 따라 상당히 퇴색된 느낌이 더 많다. 반대였어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한 것은 정치역학 구도가 그렇다 보니 본의와 다르게 되었으리라고 본다. 현실 한국의 정치는 계파주의가 심해 누구라도 별로 다를 수 없을 거라는 점은 인정한다.

그러나 모래시계 검사라면 다르리라는 기대가 있었으나 그러지 못하였던 것은 아쉬운 일이다. 더욱이 당 대표 도전에 실패하면서 역시나 계파주의를 무시하지 못했을 것 같기는 하다. 하지만 거친 파도가 몰아쳐 와야 유능한 선장의 능력을 알아 본다는 차원에서 보면 아무리 그렇다 해도 홍 대표는 달랐으면 좋았으련만 현실과 이상이 충돌할 때 일단 당대표는 돼야 무언가 소신을 편다는 차원에 접근하면 국민은 그런 홍 대표를 그래도 이해하고 기대를 해 왔던 결과라고 보아야 한다. 잘 된 일이다. 이제 정말 웅지의 큰 뜻 한 번 높고 넓게 펼쳐보았으면 하는 마음이다.

홍 대표의 당선으로 인해 오랜만에 장리곡(長利穀)이라는 단어를 들어보게 된다. 장리곡이란 긴 기간에 걸쳐 받는 곡물의 이자를 이르는 말로 이를 장리쌀이라 했던 것이다. 보릿고개 시절에 흔하게 듣던 말인데 국어문법보다 나오는 대로 말하였던 관계로 ‘장래쌀’이라고 불렀다. 리자를 래자로 말한 것인데 곡이라고도 않고 바로 쌀이라 해서 장래쌀이라고 했었다.

장래쌀이란 춘궁기가 오면 부잣집 곡간에 아직도 남아도는 쌀을 비싼 이자를 주고 가을 추수가 끝나면 갚는 조건에서 빌리는 이자로 받는 융자금과 같은 개념이었다. 인심이 좀 후한 부자는 봄에 쌀 한 가마니에 가을 쌀 한 가마니 반을 받았으나 갑절로 두가마니를 갚아야 하는 조건도 많았다.

이런 장리곡은 가난한 백성들이 어깨가 부서지는 것 같은 부담이었다. 한 동네 살기 때문에 도망도 못가고 우선 장리곡부터 갚다보면 곡간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겨울 양식 겨우 남을 정도였던 시절이 있었고 홍 새 당대표가 그런 장리곡을 먹는 가난한 집안의 아들로 태어나 성장기 상당히 굶주렸다는 것을 알만한 일이다. 참 오랜만에 들어보는 말인데 새삼 되새기 게 되는 이유는 지금은 장리곡 대신 장리金이 그 당시 홍 새 당대표의 부모처럼 어깨를 멍들게 한다는 생각 때문이다.

일일이 수치를 들이밀지 않아도 지금의 서민들은 마니너스 신 장리곡 세월을 산다. 어째서 이렇게 힘들고 가난하고 이자 돈이 어깨를 아프게 하느냐의 문제에서 게으르다거나 무능해서라고 한다면 국민들 더욱 가슴이 찢어진다. 과연 게으른 탓인가? 비율상 그 수치는 낮을 것이다. 대신 과도한 소비의 책임은 있을 것이다. 세월이 과소비의 세월이다. 먹는 것보다 문화생활비가 훨씬 더 많아진 것이다. 의식주가 호화로워진 면이 있다. 절약정신이 많이 도태된 면이 있다. 허리띠를 졸라 가난 가운데 빚을 줄여가는 규모 있는 살림에 서툰면도 상당하다. 그러나 더 큰 요인은 정부의 정책이 빈익빈으로 갈 수밖에 없는 정치인 책임이 더 많다고 보아도 된다.

허리가 부러지거나 등골이 휠 정도로 열심히들 살지만 빚은 자꾸만 늘어가는 것이 현실이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그것이 바로 교육비부담이다. 가르치려 악을 쓰는 이유는 가난을 대물리지 않고 자식들은 잘살게 하기 위해서다. 이때 학벌이 부실하면 그 나마의 입에 풀질하기도 어려운 고학력 세월이 되었다.

도대체 고등학교만 나와서는 세상에 써 먹힐 곳이 없다는 것은 정부의 책임이 부모보다 많다고 보아 틀리지 않는다. 문화의 발달이 찬란하고 근사한 직업이 아니면 사람대접이 낮은 현실에서 연예인이 되고 유학박사가 되지 않으면 어디 나가 자식이라고 하기가 어려운데 그래서 영어 과외가 제1의 교육목표가 되었으나 그 부담이 한달 생활비 전체에서 1등이 되는 현실이다.

그러니까 장리곡 아니라 장리금이고 사채라도 얻어 뒷돈을 대 준다는 의식에서 벗어날 국민이 없다. 홍 새 당대표가 이런 문제에서 장리곡의 경험이 어떻게 나타날지 관심이 많다. 그러나 계파정치주의 당원이라면 차기 공천에서 뺀다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또 다른 무엇이 없나 찾아보게 만든다.

계파주의 정치는 한지붕 두 가족보다 더 큰 악폐가 되어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부 4년의 자책골이 된 바를 부정하지 못한다. 박근혜 전 대표가 그러라고 한 바는 없고 이명박 대통령이 원한 것도 아니다. 순전히 이건 당내 문제였고 당 대표의 정치성향과 관계가 있었다. 새 정부 들어 당 대표를 했던 사람들의 정치마인드와 노선이 서민보다 줄곧 재벌 편들기라는 질타에 억울하다 말라. 같은 값이면 앞으로 달려 나가는 국가성장 좋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국민 건강이다.

공부만 잘해서 국제성적표가 정상급에 올라가도 체력이 약하면 성적이 무슨 소용인가라는 차원에서 본다면 우리의 국력은 그놈의 부채 때문에 특히 각 가정의 가계부채와 과도한 교육비부담을 비롯한 사교육문제와 장리곡 이자가 맞물려 심정이 갈기갈기 찢어졌는데 몇몇 거대 재벌 수조원대의 이윤창출··· 그 저력에 깔려 피를 토한 사람이 누구냐고 할 때 그게 국민이고 노동자였으며 이에 동조하고 지원한 것이 정부요 정치인이며 그게 국정기조였다는 면을 부정하지 못한다.

앞으로는 전진을 중단해야 한다. 오로지 국민체력보강을 위해 이제 국책사업 같은 것 좀 쉬어야 한다. 기초체력이 다 소진한 국민을 끌고 정상고지 탈환만 명령하는 정치는 장리곡 당 대표로 당선된 홍준표 새 당대표로서 숨을 돌려줘야 한다.

차기 공천에서 배제하고 뺄 사람 있다는 말 맞다. 이런 장리곡의 애환을 모르고 역시나 줄타기에 출세지향주의 정치인들에게 따끔한 매질을 가하는 것이다. 부탁한다. 국민의 아픈 팔다리와 부러지려는 허리부터 치유하되 대통령 무서워 벌벌 떨지 말고 딱딱 자르면서 다시 한 번 모래시계 판 정치풍토를 조성해 달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