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四字成語 ‘류부·포작’(流腐·飽作)

서산뉴스

流腐·飽作. 2011년을 맞아 본사가 내건 사자성어다. ‘썩은 것을 흘려보내고 알속이 꽉 차게 만든다’는 뜻이며, 떠오르는 새해에는 지난 과거의 모든 부식·부족·과오 모두를 바람에, 강물에, 세월에 흘려보내고 이제 알속을 꽉 채워가는 한해로 맞자는 본사의 새해 메시지다.

작년을 보낸 사자성어는 '장두노미'(藏頭露尾)였다. 한문을 전공한 대학교수 20명에게 작년(2010년)의 사자성어를 모집하여 전국대학교수 21명이 참여해 뽑은 것이다. '아무리 숨기려 해도 진실은 드러난다'는 뜻이다.

여기에는 거짓과 위선으로 국민을 속인데 대한 질시가 담겼다. 정부가 국민을 설득하고 의혹을 없애기보다 결국 진실을 감추려는 모습만 돋보였다는 선언적 의미로 선정된 것으로서 비판·냉소·문책성이다.

본사의 류부·포작은 과거를 묻고 따지며 나무라지 말고 올해부터 잘해 내일은 강해지자는 것이다. 일일이 어디가 어떻게 강해지고 속을 꽉 채워야 한다는 말은 단 하나로만 정하고 나머지는 열 가지 백 가지 독자 자유로 정하기 바란다.

그 하나는 ‘안보·포작’(安保·飽作)이다. 둘 셋도 중요하고 인정한다. 지면상 하나만 뽑아 올해는 안보의 오장육부를 채워야 한다. 안보의 두뇌(사상)로 전환시켜야 한다. 잊었던 안보불감증을 떠내려 보내고 옹골차고 야무진 안보정신으로 전 국민을 재무장시키는데 정부가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려면 우선 상·하·좌·우 일체가 안보의 배를 빵빵하게 채워야한다. 특히 대한민국의 지상파·케이블·인터넷 모든 신문사가 앞장서야 한다. 대한민국 백년대계보다 먼 천만년 대계의 굳건한 안보반석을 두텁게 깔아야 할 새해다. 토끼처럼 지혜롭고 말굽처럼 강인한 안보재무장, 곧 류부·포작이다.

50년 전(1961년). 대한민국은 올해와 일점일획도 다름이 없었다. 이승만 정권 붕괴 후 장면정권까지 이어진 부패와 무능으로 보릿고개 가파른 벼랑에서 죽기직전이었다. 바로 이해에 5.16군사혁명이 일어났으므로 한 치의 오차도 없는 류부·포작의 해였다. 절망과 기아선상에서 류부·포작으로 민족중흥·산업화의 새 시대로 환골탈태하였다.

100년 전(1911년)에도 어쩌면 짜 맞춘 듯 류부·포작이었다. 1994년 동학란으로 구둣발을 들이민 일제의 총검이 1905년 을사늑약으로 마각을 드러낸 결과 전년(1910년)에는 경술국치로 민족의 피가 마르고 뼈가 부러지는 단군 이래 최대의 수모와 늑탈의 수렁에 빠져들었다.

그렇게 시작해 우리 땅은 일제의 마구(魔口)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그러나 이때의 류부·포작은 ‘죽지 않는다’이며 8.15해방을 향한 독립운동에 목숨을 바칠 결단이었다.

150년 전(1861년). 2년 후(1863년) 세상을 떠날 조선 제25대 철종 12년이다. 러시아 함대가 원산에 내려와 통상을 요구하던 해다. 비틀리 츄르킨 UN주재 러시아 대사가 안보리소집을 요청하고 중국이 반대하던 오늘날이나 그때나 중·러는 아직도 우리와 냉·온탕을 오가는데, 정치·국제·사회 보다 문화 분야에서 류부·포작을 발견한다.

김정호가 27년 동안 전국 방방곡곡을 답사하고 실측한 대동여지도를 그려내었다. 지도는 飽作중에 으뜸이다. 지도는 나라를 꾸려갈 신성장설계 기본도면이며 나라의 터전이다. 새해와 미래는 지도와 같은 설계가 좋아야 한다. 하던 대로 하지 말고 골골·면면을 답사한 김정호로 인해 조선을 보듯 대한민국의 미래도 류부·포작이며 지도에 있다. 구글어스(지구)와 대동여지도를 보니 둘 다 방법을 달리한 류부·포작이다.

끝으로 200년 전(1811년)은 딱 반대였다. 천주교 금지령을 펴 나라가 거꾸로 가기 시작한 것이다. 썩은 것을 버리고(류부·流腐), 알찬 내실의 채워야 하는데(飽作) 역주행을 계속한 것이다. 류부·포작(流腐·飽作)이 아니라, 류포·부작(流飽·腐作)으로 간 것이다. ‘도리어 알찬 것은 놓치고(流飽) 썩은 것을 취했다’(腐作)는 얘기다.

개화와 문명을 들고 들어온 천주교 선교사를 일본은 반겼으나 우리는 닥치는 대로 죽였다. 사도세자를 죽인 정순왕후처럼 순원왕후는 정조의 좋은 것은 골라 제다 버리고 나쁜 것만 선택 굳혔다.

옳은 걸 그르고 틀렸다 내던지고, 굽고 썩은 것도 뇌물 받기 좋으면 그게 정의·공정·법이 되는 탐관오리들의 전횡, 역사의 허리가 꺾이는 짓을 서슴지 않았다. 그녀가 150년 전(위:1861년) 수렴 정치를 거두기까지 200년 전(1811년)부터 장장 40년 동안이나 나라는 푹푹 썩어 삭 문드러져버린 것이다.

‘류부·포작’ 중에서도 ‘안보·포작’(安保·飽作)이다. 산업화도 민주화도 ‘안보·포작’을 도외시하면 공염불이다. 선진국구상도 마찬가지다. 복지 복지해도 ‘안보·포작’ 빠진 복지는 무용지물이며 허무한 메아리다. 우리는 지금 축배를 들고 연평도 대응 사격훈련과 포천 승전기지 연합훈련이 대단한 성공인줄 착각하고 있다.

겉 다르고 속 다른 표리부동한 안보는 역행하는 류포·부작(流飽·腐作), ‘엉뚱한 헛것을 채우고 소중한 알곡을 떠내려 보내 어리석은 짓’이다. 이게 안보에서 마저 그러하다면 우리는 올 한해 정신을 차려야 한다. 미스블로우 복서는 스스로 넘어지는 법이고, 헛발질하는 축구선수는 백전백패다.

그러나 정부는 지금 '장두노미'(藏頭露尾)라는 데서 탄식한다. 북한에게 다연장로켓부터 까발려 아슬아슬 1급 군사정보까지 알권리라는 명분으로 노출시키고 있다. 올해는 필연으로 제2, 제3의 연평도에서 누군가가 죽어나갈 것을 애써 ‘걱정 말라’며, 왜 적이 아닌 국민에게 보이며 힘자랑을 해대는지 ‘장두노미’다.

서울 포격을 막는 길은 평양시가지 말고 ‘김정일 주석궁 응징타격전술’ 하나뿐이다. 이건 정부와 군부가 할 일인데 언론·군부·정부가 해야 할 보다 중요한 ‘안보·포작’을 귀담아 들어라. 첫째, 우리는 물렁하다. 북은 악만 키웠다. 둘째, 우린 배부르고 등 따심에 게으르고 너무 먹고 너무 놀고 안보백치정신 상태다. 60년간 싸움연습만 한 북한과, 60년간 경제성장만 추구한 우리와의 싸움은 하나마나 우리가 진다.

국민이 전부 곤냐꾸(コンニャク: __蒻)가 돼 버렸다. 정신안보에서 이미 판정패로 져있다. 남은 건 넉 다운을 면하는 것뿐이다.

국민의 두뇌를 안보독종(安保毒種)으로 바꿔줘야 한다. 서울에 시체가 즐펀한 후에 하지 말고 언론과 정부가 총력 ‘안보·포작’의 원년으로 삼아라. 줄어 든 2.7%의 국방예산은 전작권 반환을 위해 8.1%까지 올렸던 그때로 복원하고, 금년부터 국가안보비상특별회계로 새해예산안도 재검토가 필요하다.

북 인민무력부 김영춘이 ‘핵 성전’운운하나 2000만 명 중 0.1% 2만 명의 애국지사로 8.15를 쟁취했는데, 이번엔 5천만의 99.9% 4,955만 명이 ‘安保·飽作’으로 무장해 강하자. 이기자. 행복하게 살자. 류부·포작(流腐·飽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