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금메달 순위, 만감이 '교차'

서산뉴스

광쩌우(廣州)아시안게임이 막바지다. 우리 대한민국 선수단은 우리 자신들마저 놀랄 성적을 거두고 있다. 2위를 노렸던 일본은 금메달에서 근 두 배나 떨어져 피박을 쓴 모양새다. 이런 우리 젊은이들의 기량에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과연 대한민국의 피는 최고의 품질이고 최고의 인자(씨앗)가 우리 대한민국이다. 젊은 청년 선수들과 지도자들 이번에 나라에 충성했고 부모에 효도해 기특하고 고맙다는 마음 전한다.

이렇게 좋은 씨를 가진 민족이기에 식민통치를 벗고 전쟁의 폐허를 딛고 세계강국에 급속 진입해 들어온 것은 당연지사이며 사필귀정이다. 일본의 피나 중국의 피가 이러니까 우리를 이겨먹지 못하는 것이다.

더욱 야무진 저력으로 주변국들 코를 누르고 앞서 최강 선진국에 들어가야 한다. 특히 금메달순위를 보노라면 이런저런 생만감이 교차한다. 중국의 메달과 일본의 메달, 그리고 우리나라가 딴 금메달의 진정한 가치가 다르다는 것이다.

우리는 5000만명 대표다. 일본은 1억2729만이므로 1억300만 명대라 우리의 2.5배에 달하는 대표다. 이렇게 따질 경우 우리의 금메달 50개라면 일본은 125개를 딴 것과 같은 가치다. 중국은 13억3861만이라고 하니까 13억5000만 명이므로 27배의 인구 대표다. 이런 식이 이상한 계산법도 아니다.

그렇다면 중국은 200개 아니라 1350개를 따야 우리가 딴 금메달과 가치가 똑같아 진다. 그러니 과연 한국인의 씨가 여간 좋은 우량종이라 하지 않을 재간이 없다. 일본이 코가 빠지는 것 당연한 일이고, 중국도 우리 앞에서 까불고 힘 줄 이유가 없다. 거듭 우리 대표단과 선수들에게 우렁찬 박수와 찬사를 보낸다.

그런데 도무지 걷히지 않는 걱정 하나가 있다. 금메달 잔치판에서 웬 걱정이냐 할 게 아니다. 그것은 바로 청년은 우수한데 중·장·노년에 들어서면 엉덩이 뿔난 송아지 뛰듯 그 좋은 씨가 질이 떨어지고 를 더러워진다는 것이다. 허긴 우리들 기성세대가 젊었을 때도 그랬었다. 6.25와 4.19, 5.16을 거치면서 우리는 6.10민주화로 6.29를 끌어냈고 그러한 전 과정을 돌아보면 지금의 기성세대들도 대단히 훌륭한 좋은 피를 뿌리고 땀을 흘렸다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지금은 어떤가.

도무지 더러운 악취가 언론을 장악하고 있다. 뉴스 보기가 무서울 정도고 부끄러워 고개를 들지 못할 지경이다. 제발언론사들과 정치인들은 기성세대의 체통을 좀 지켜주기 바란다.

매일 지지고 볶고 싸우고 걸리면 먹고 그게 목구멍에 걸려 캑캑거리고 욕하고 우겨대고 아수라장이고 난장판이고 이전투구에 도대체 앞이 안 보이는 흙탕물 수렁에 쑤셔 박힐까 심히 우려된다.

G20가 열릴 때는 대포폰이다 영부인 비리다 해서 오물이 튀더니마는 청년들이 금메달에 땀을 흘린 광쩌우 아시안 때는 예산국회가 파행하고 4대강이다 민간인 사찰이다 해서 이렇게 우새를 떤 것이 바로 기성세대였다.

그러니 “금메달이 밥 먹여주느냐”는 뒷 한숨이 나오는 것이다. 환호의 박수가 그치고 나면 금 새 살 일이 걱정이고 여전히 배배꼬인 삶의 멍에가 전신을 휘감아 옥죄어 들어오는 것이다. “금메달 딴 부모는 좋겠지만 도대체 나는 지금 이게 뭔가” 라는 탄식이 멈추지 않는 것이다. 웃음과 환호의 뒤에는 검은 먹구름이 앞을 가려 행복하지 않은 것이다.

이런 행복의 급수를 정한 것이 바로 행복지수라고 하는 것이다. 금메달 수천 개를 딴 것과 같은 수인데 행복하냐의 여부를 가르는 수치가 행복지수이며 우리나라는 행복하다고 보지 못하는 나라다.

물론 지난(2010년) 9월3일, 미국의 시사 주간지 뉴스위크는 과연 어느 나라에 태어나야 건강하고, 안전하고, 적당히 부유하고, 신분 상승이 가능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을까 물었다.

이에 세계 100개국을 일렬로 세웠더니 놀랍게도 한국이 베스트 국가 순위에서 15위다. 소위 선진국이라는 프랑스(16위), 이탈리아(23위)보다도 앞서고, 싱가포르(20위)보다도 더 높은 순위다. 게다가 교육·경제적 경쟁력부문에서는 각각 세계 2위와 3위에 선정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하지만 국가행복지수(HIP)라는 것에서는 OECD 30개국 가운데 25위, 영국의 신경제재단(NEF)은 전 세계 143개국 중 68위다. 행복지수는 의례 최하위권이나 중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왜 그럴까? 답은 기성세대가 제몫을 못하기 때문이다. 검든 희든 먹어버리는 썩은 생각이 문젠데 이게 바로 정신문화에 대한 의식도괴 탓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