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는 분열로, 보수는 부패로 망하나?
-오늘의 대한민국, 우리의 진보진영은 어디로 가고 있는가?-
 
정인봉 변호사
  참으로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노무현 범죄사실, 피의사실이 공개되면서 진보언론, 진보진영은 노무현은 절대 진보가 아니다. 좌익이 아니다라고 외쳐왔다.
 
  결국 노무현의 실체는 진보가 아니다. 몇 십억을 먹고도 이걸 부인의 잘못으로 돌리다니, 이게 제 정신을 가진 사람이냐? 노무현과 진보는 선을 그어야 한다. 이렇게 주장하여 왔던 것이다. 이때 피의사실 공표죄를 거론한 사람도 없었다. 편파수사를 거론한 사람도 없었다. 오죽하면 노무현 본인도 이제는 나를 버리라고까지 이야기하였을까?
 
  그런데 돌연 노무현 대통령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사망하게 된 이유가 무엇인지야 본인이 아니면 알 수 없는 일이다. 너무나 급작스러운 죽음이요, 돌발적인 사태였던 것이다. 진보진영 인사들도 둔기로 뒤통수를 맞은 듯, 아찔하였다. 그들의 머릿속에서 예측할 수도,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 벌어지고 말았던 것이다.
 
  처음에는 어찌할 바를 몰랐던 것인데, 차츰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으로 인한 사태가 심상치 않게 전개되고 있었던 것이다. 그를 뽑았던 많은 사람들, 그에게 많은 애정을 가졌던 사람들, 노무현이 보장해 주었던 작지 않은 혜택에 취했던 사람들은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을 계기로 모여들기 시작하였다. 특히 감성에 따라 움직이는 국민 일반의 동정심이 합쳐져 거대한 문상의 행렬을 이루었다.
 
  그러자 진보진영은 태도를 바꾸기 시작하였다. 태도를 바꾸는 정도가 아니라 아주 안면을 바꾸기 시작하였다. 그 엄청난 돈을 받고도 부인에게 책임을 미루었다면서 비난했던 그들이 이제는 노무현의 편에 확실히 줄을 섰다. 아니 그 돈 정도를 받지 않은 대통령이 어디 있느냐면서 역성을 들었다.
 
  노대통령이 조사를 받을 때 조금 더 확실하게 편을 들지 못했다면서 스스로 반성을 하였다. 어느 사이 노무현 대통령은 뇌물 받았다고 욕을 먹던 한심한 처지에서 악의적으로 수사한 검찰에 의하여 희생된 의로운 선각자로 탈바꿈하고 말았다.
 
  도대체 진보진영이 이렇게 표변하고 말았는가? 대한민국의 모든 민주와 민중, 그리고 청렴과 전진을 외치던 그 잘난 진보진영의 인사들은 왜 그렇게 태도를 바꾸고 말았는가? 그게 돌아가신 분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하기 때문인가? 백보를 양보해서 대통령의 부인이나 사위가 640만불 정도 받아먹는 것은 그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인가? 진보를 내세운 그 진보귀족들의 거드름 속에서 진실로 고통 받고 있는 “민중”들의 속은 까맣게 타들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나 있는가?
 
  진보는 분열해서 망하고 보수는 부패해서 망한다고들 한다. 그런데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 앞에서 진보는 단결하여 부패를 찬양하고 있다. 한 개인에 대한 동정까지 막을 생각은 없다. 그러나 지금 진보진영이 하는 처신은 진보가 아니라 퇴보진영이라고 해도 할말이 없을 것이다.
 
  미네르바의 부엉이는 어두움을 기다려 날기 시작한다. 그러나 우리들의 그 잘난 진보진영의 부엉이는 벌건 대낮에 진실을 외면하면서 코골고 자고 있다. 한 사람이라도 노무현의 어디어디는 잘못되었다고 말할 용기는 내야 하는 것 아닌가? 단 한사람이라도.


기사입력: 2009/06/18 [07:30]  최종편집: ⓒ 서산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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