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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적인 국회 기대한다

서산뉴스

　새누리당 최경환(경북 경산·청도, 3선) 의원과 민주당 전병헌(서울 동작갑, 3선) 의원이 지난 15일 각각 임기 1년의 여야 새 원내대표로 선출됐다. 원내대표는 원내교섭단체 대표의원으로 국회의 운영을 주도하는 지휘자다. 새정권 출범후 첫 1년은 정부 주요 정책이 입법화되는 중요한 시기다. 바로 그것이 두 원내대표들 본연의 역할이자 국민의 한결같은 바람이다.

　새누리당 친박계 실세인 최 의원은 박근혜 정부의 1기 원내대표에 선출되면서 집권 초기 추진동력을 잃었던 새정부의 국정 운영에 탄력이 붙을지 관심이다. 정부조직법 처리 지연과 청와대의 잇따른 인사 실패,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행 의혹 파문으로 당청 관계의 재정립이 필요하다는 당내 기류가 강해지면서 박근혜 대통령과의 긴밀한 관계를 장점을 부각시킨 최 원내대표에게 막판 표심이 기울었다는게 당내 분석이다.

　최 원내대표는 취임 일성으로 청와대와의 긴밀한 소통과 당내 화합을 강조했다. 당·청·야와 통하는 3통의 원내대표가 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는 온갖 정치적 고비마다 박 대통령과 가슴에서 우러나온 숱한 이야기를 나눠왔다며 박 대통령과의 오랜 정치적 신뢰를 토대로 당, 정, 청간 모든 문제를 용광로 속에 녹여내 훌륭한 작품을 만들어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여당의 쓴소리는 야당과 달라야 한다며 청와대와의 신뢰관계를 바탕으로 유연하게 생산적 쓴소리를 하겠다고 덧붙였다.

　더욱이 최 원내대표는 2007년 대선후보 경선캠프에서 종합상황실장을 맡은 이후 줄곧 박 대통령의 측근으로 꼽혀온 원조 친박 인사다. 경제관료 출신으로 친화력이 강해 당내 주류, 비주류와 두터운 친분을 갖고 있다. 그는 집권 초기에는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공유하고 공약을 원활히 이행할 수 있는 강력한 원내지도부가 필요하다며 계파와 지역 안배를 넘어 친박과 비박을 다 아우르겠다고 말했다.

　특히 최 대표가 원내 수장을 맡음에 따라 당청 관계는 더욱 밀접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당의 구심적 역할을 하면서 강한 정책 드라이브를 걸어 박근혜 정부의 국정 운영에 든든한 후원자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경제 가치를 중시하는 그는 최근 국회 각 상임위원회에서 여야를 막론하고 경쟁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경제민주화 입법과 관련해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직간접적으로 밝혔다. 최 대표는 연세대 경제학과와 위스콘신대 경제학 박사, 행시 22회, 한국경제신문 부국장, 지식경제부 장관, 17·18·19대 3선 의원이다.

　더불어 최 대표는 존재감 있는 여당을 만들겠다고 했다. 대통령과 야당 사이에서 정치가 살아 움직일 수 있는 여유 공간을 만드는게 관건이다. 이는 최 대표가 대통령이 듣기 싫어하겠지만 반드시 들어야만 하는 말을 하느냐 못하느냐에 달린 문제가 아닌가 한다. 여하간 원내대표의 미덕은 확고한 지도력이 아니라 유연한 마음가짐이다. 성실하게 협상에 임하고 상대의 입장을 이해하려 애쓰고 적극적인 내부 설득으로 당내의 오해를 풀고 최대한 양보와 타협으로 상대와의 견해 차이를 좁혀 갈 수 있어야 하겠다.

반면 민주당의 신임 전병헌(서울 동작갑) 원내대표가 짊어진 짐은 더 무겁고 복잡하다. 오는 10월 재보선과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내 계파 체질과 이념색에서 탈피해 중도층의 지지를 확대해야 한다는 쉽지 않은 과제를 떠안았다. 게다가 안철수 신당과 관련해 정치권에서 미묘한 기류가 흐르고 있어 그의 조타수 역할은 그 어느때보다 중요하다. 그는 선출 직후 선명한 야당을 강조하면서도 국민의 생활, 국민의 눈을 화두로 꼽았다. 다소 이질적이지만 선명성과 합리성을 동시에 갖추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더구나 친노 진영과 함께 호남에 정치적 기반을 둔 인사들이 모두 물러서고 계파 색채가 옅은 수도권 의원들이 당전면에 나선 모습이다. 전 대표의 선출배경으로는 그가 출마 초기부터 내세웠던 강한 원내대표론이 주효했다는 분석이 많다. 당내 의원들이 비주류 중도 성향의 김한길 당대표를 보완하는 역할로 범주류 계보에다 대여 강공 성향의 원내대표로 균형을 맞췄다는 것이다.

그러나 전 원내대표는 무작정 정부와 여당의 발목을 잡진 않겠지만 분명한 존재감, 선명한 민주당이 목표라며 호랑이의 부릅뜬 눈처럼 정부 여당을 견제하라는 제1야당에 주어진 의무와 책임을 완수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어 당장 6월 국회부터 전략적 목표를 설정해 달라질 것이라며 경제민주화 관련법, 공정거래법, 가맹사업자법등을 위한 국회를 만들어 민주당이 시대정신을 이끌어 가야 한다고 덧붙여 6월 국회에서 새누리당과의 일전을 예고했다.

　뿐만 아니라 전 대표는 을의 눈물을 닦아주는 국회로 만들 것이라며 6월 국회에서 공정거래법, 가맹사업, 공정화법 등 경제민주화 관련 입법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철수 무소속 의원과의 관계 설정도 쉽지 않은 과제다. 범야권 진영에서 보면 안 의원이 협력 대상이지만 안 의원 측이 당장 10월 재보선에서 독자출마 의사를 분명히 해 경쟁이 불가피한 상태다.

　아무튼 두 원내대표는 각각의 당내 현안 외에 즉시 서로 협조해야 할 일이 있다. 바로 원만한 국회운영이다. 이미 국민들은 국회 선진화에 대한 기대를 저버린지 오래다. 이렇듯 두 원내대표는 국민의 차가운 시선을 통감하고 순조로운 국회운영에 힘을 모으지 않으면 안된다. 정쟁으로 민생법안을 미루거나 예산안을 늑장 처리하는 등의 구태를 되풀이 하면 곤란하다. 국회가 엉망이 되면 또다시 여야는 돌이킬 수 없는 국민의 불신을 면치 못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두 원내대표는 긴밀한 소통과 대화로 국회가 제기능을 다할 수 있도록 원내대표로서의 제역할을 발휘해야 한다. 지금 국회는 국민의 눈길에서 멀어졌지만 국회에는 경제민주화 법안을 비롯한 현안이 산적해 있다. 여야의 새 원내대표가 강함에 대한 집착 대신 여야 공존과 국민 편익을 잣대로 삼은 실용주의에 눈길을 돌려야 할 시점임을 명심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