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지방자치제도는 1949년 7월 지방자치법이 공포된 후 공전상태에 있다가 1994년 3월 4일 마침내 지방자치법이 국회에서 의결됨에 따라 광역단체장, 광역의회의원, 기초단체장, 기초의회의원 등 4대 지방선거가 1995년 6월 27일에 실시돼 금년 들어 18년째에 이르렀다.
지방자치제도는 지역주민, 스스로 지방정부를 구성해 지역사무를 자율적이고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위해 만들어진 제도로서 풀뿌리 민주주의라고도 불리며 지방문화를 활성화하고 가장 가까운 곳에서 국가의 간섭을 받지 않고 민의를 받들어 광역의회와 광역단체장, 기초의회와 기초단체장사이의 견제와 균형관계를 유지한다는 취지에서 도입됐다.
그러나 지난 23일 전남도의회 본회의 임시회에서 박준영 지사가 본회의장에 참석해 금년 도정 업무보고를 하던 중 3분여 만에 통합진보당 안주용(비례대표) 도의원이 자리에서 일어나 박 지사 1.5m 앞까지 다가와 종이컵에 담긴 물을 뿌려 광역단체장이 본회의장에서 의원으로부터 물벼락을 맞은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안 의원의 물세례는 박 지사가 지난 8일 지역 라디오 방송에서 대선 당시 호남 몰표에 대해 무겁지 못하고 충동적인 측면이 없지 않다고 한 발언 때문이었다며 안 의원은 박 지사가 그 발언에 대해 사과하지도 않고 도정연설에 나서 참을 수 없었다며, 도민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주장했다. 박 지사는 이후 성명서를 통해 의사당에서 벌어진 불법 폭력 행위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며 의회정치를 포기한 심각한 도전행위로 개탄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유가 어찌 됐던 지방의회는 법령에 의한 범위 안에서 지역민을 대신해 조례를 제정하고 예산심의 및 결산을 하는 의결기관이다. 의사진행방법이나 회의원칙(규칙)을 무시하고 의안과 전혀 관계없는 사안을 두고 특히, 정치적 이슈를 가지고 폭언과 폭행 등 물리적 행사를 한다는 것은 풀뿌리 민주주의, 지방자치제도가 올바르게 정착되길 바라는 민의에 대하여 역행하는 행위로 밖에 볼 수 없다.
일반 시민들이 국회나 지방의회에서 회의가 열려 방청 할 때에는 잡담이나 박수를 치면 안 되며 이를 어길 시는 퇴장을 당 할 수 있다고 명문화 되어 있다.
지방의회도 이제 폭력부정의 원칙을 회의규칙에 명시 할 필요성이 있다. 회의장에서 폭언이나 폭행, 몸싸움 등 물리력 행사를 할 때에는 이를 즉각 중지시키고 해당 행위자는 윤리위원회에 회부하지 않고 곧바로 징계를 의결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지방의회의원에 당선돼 의회가 개원되면 처음 의원들은 나는 법령을 준수하고 주민의 권익신장과 복리증진 및 지역사회의 발전을 위해 의원의 직무를 양심에 따라 성실히 수행할 것을 주민 앞에 선서합니다라며 의원 선서를 하게 된다. 이러한 선서가 없더라도 지방의원은 주민의 대표기관 구성원으로서 초심을 잊지 말고 정당정치에 몰입하기보다는 내 고장 내 지역민의 권익신장과 복리증진에 그 소임을 다 해야 할 것이다.
기사입력: 2013/01/26 [10:29] 최종편집: ⓒ 서산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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