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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로도 병이다

서산뉴스

직장인들은‘피곤하다’는 말을 달고 산다. 일요일에 늦잠을 자고, 하루 종일 푹 쉬어도 몸은 여전히 무겁다. 그렇게 피로가 풀리지 않은 채 다시 한 주를 시작한다. 공포의‘월요병’은 어김없이 다가온다. 이런 생활이 반복되다보면 의욕도 떨어지고 심하면 우울증으로까지 발전할 수 있다. 풀어도 풀어도 풀리지 않는 피로, 그 원인과 증상을 짚어보자.

6개월 이상 무기력하면, 만성피로 증후군
피로의 원인은 스트레스, 과로, 수면부족, 운동부족으로 인한 체력 저하, 과음과 흡연 등이다. 이런 일반적인 피로는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 바로 회복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현대 직장인들을 괴롭히는 것은 하루 쉬고 나면 풀리는 단순한 피로가 아니다. 휴식을 취해도 회복되지 않고, 오히려 쉬고 나면 더욱 무기력해지는 만성피로가 문제인 것. 즉 늘상 피곤을 호소하는 사람들은 단순 피로가 아닌‘만성피로 증후군’을 앓고 있을 확률이 높다. 만성피로 증후군은 일종의‘병’인 것. 만성피로 증후군을 앓고 있으면 별다른 이유 없이 육체적, 정신적 탈진상태가 6개월 이상 지속된다.

전문가들은 대인관계 또는 업무에서 느끼는 불안, 우울, 스트레스 등과 같은 정신적인 이유가 만성피로의 주요 원인이라고 말한다. 만성피로 증후군은 신체에 특별한 이상이 없는 것이 보통이고, 만성피로 증후군의 모든 증상을 말끔히 치료할 약도 지금으로서는 없다. 물론 현재 나와 있는 일부 이론들에 의하면 내분비 질환, 심장-신장 질환, 호흡기 질환, 류마티스 질환 등 각종 신체 질환도 만성피로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한다.

만성피로 징후‘불면증, 기면증, 두통, 식욕저하’
많은 사람들이 만성피로 증후군을 앓고 있으면서도 병으로 인식하지 못하거나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우가 많다. 만성피로 증후군은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회복도 어렵다. 따라서 자신의 증상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 다음은 만성피로 증후군으로 가는 단계별 증상이다.

만성피로 증후군 초기에는 일의 능력이 떨어진다. 일시적이지만 거꾸로 작업능력이 향상되기도 한다. 이때는 이유 없이 피로하고 육체적인 힘도 떨어진다. 정신적으로는 권태감이 느껴지기도 한다. 이 시기를 넘어 중기로 넘어가면 의지로는 막을 수 없는 피로가 나타난다.

이때 일의 능률은 더욱 떨어진다. 더불어 투통, 현기증 등의 증상이 나타나고 심하면 구토를 일으키기도 한다. 이런 상태가 지속되는데도 불구하고 그냥 내버려두면 기면증, 불면증이 생기면서 정신이 불안해진다. 육체적으로는 예전보다 심장박동이 빨라지고 식욕이 떨어지고, 위장장애가 빈번히 생긴다. 이런 증세 계속되면 각종질병으로 발전해가는 말기 단계에 접어든다. 이 시기에는 육체적으로도 병이 있고, 정신적으로 몹시 힘든 상태이기 때문에 빠른 치료가 요구된다.

만약 본인이 현재 아래 8가지 증상가운데 4가지 이상의 것이 6개월 이상 지속된다고 느낀다면 만성피로 증후군을 의심해봐야 한다. △운동을 하고 난 후 24시간 이상 피로감이 지속된다. △잠을 자고 일어나도 상쾌하지 않다. △두통이 심하다. △관절 부위가 붓거나 붉어지지 않았는데도 관절에 통증이 있다. △기억력이나 집중력이 급격히 감소한다. △인후통 △근육통 △목이나 겨드랑이 부분의 임파선에 통증이 느껴진다.

만성피로는 우울증, 불안장애 동반하기도
만성피로를 겪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단순히 휴식을 취하거나 효과가 불확실한 건강식품, 피로회복제 등으로 치료를 대신한다. 그러나 이러한 조치는 만성피로의 근본적인 원인을 제거하지 못하므로 적절한 치료가 될 수 없다. 특히 카페인이 든 피로회복제는 일시적으로 피로가 사라지는 느낌을 준다. 하지만 카페인의 각성효과 때문에 나타나는 순간적인 효과일 뿐이며, 오히려 다음날 피로가 더 심해진다.

만성피로 증후군은 일종의 질병이기 때문에 전문적인 치료와 관리가 필요하다. 우선 위의 만성피로 증상이 지속적으로 나타난다는 판단이 서면 병원을 방문하여 다른 질환이 있는지 검사해 봐야 한다. 만성피로 증상이 당뇨병, 갑상선 질환, 빈혈, 결핵, 신장질환, 암 등의 질병이 내보이는 징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진단 후 이와 같은 질환이 없다는 결과가 나오면 정신적인 질환을 진단해봐야 한다. 보통 만성피로 증후군을 앓고 있는 사람은 우울증, 불안장애 등을 같이 안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우울증과 같은 정신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면 전문의와 상담 치료를 꾸준히 받아야 한다. 주치의와의 면담을 통해 만성 피로를 제거할 방법을 같이 찾아보는 것이 좋기 때문. 만성피로를 오랫동안 앓고 있는 사람들은 의욕이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치료법을 찾으려는 노력을 거의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전문의의 도움이 필요하다.

아침은 꼭 챙겨먹고, 수면시간은 일정하게
만성피로 증후군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 우선 수면 시간을 일정하게 정한다. 부득이하게 늦게 잠을 자더라도 같은 시간에 일어나는 것이 좋다.

또 아침은 반드시 먹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아침을 거르면 오전 중에 필요한 에너지를 확보하지 못해 무기력해지기 때문이다. 또 점심때 과식을 하게 된다. 과식은 혈액을 소화기관으로 몰리게 해 뇌로 가는 혈액량과 산소공급량을 줄여 식후에 졸음을 불러온다.

업무계획을 효율적으로 세우는 것도 도움이 된다. 오전에는 집중적으로 머리를 쓰는 일을 하고 오후에는 회의, 미팅, 외근 등의 활동성 있는 업무를 한다.

점심시간을 이용해 20분 이내의 낮잠을 자는 것도 좋다. 단, 오후 2시 이후에 잠을 자거나 20분 이상 자게 되면 밤에 잠이 오지 않게 되므로 삼간다. 사무실에서 하는 가벼운 스트레칭도 도움이 된다.

퇴근 후 즐길 수 있는 운동 및 취미활동을 갖는 것도 좋다. 조깅, 자전거, 수영, 줄넘기, 에어로빅 등의 운동 중 자신에게 맞는 운동을 찾아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춤이나 그림을 배우는 것도 현명한 방법이다. 그 외 물리요법, 마사지, 찜질, 사우나 등도 만성피로를 치료하는 데 효과적이다.

비타민 B, C가 많은 음식 섭취하면, 피로회복에 좋아
규칙적인 생활하는 데 이어 균형 잡힌 식습관을 갖는다면 만성피로 증후군 회복은 더 빨라진다. 특히 비타민 B, C가 많은 음식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비타민 B는 탄수화물 대사를, 비타민 C는 면역기능을 돕는다. 쌀밥 보다는 비타민 B가 풍부한 현미, 보리, 콩, 팥을 넣은 잡곡밥이 좋다. 여기에 비타민 C가 많이 포함된 제철 나물이나 과일이 좋다. 달래, 냉이, 쑥갓, 미나리, 딸기 등도 도움이 된다.

식사는 혈당 조절 기능이 강한 고단백식을 주로 하는 것이 좋다. 단백질이 풍부한 아침식사를 하고 나면 아침나절에 피로가 줄어든다. 과일에는 신맛이 나는 유기산이 많이 들어 있는데, 이 성분이 당질대사를 촉진하고, 소화기관을 활성화시켜 피로회복이 빨리 되는 것을 돕는다. 과식, 과음을 하거나 오후에 카페인 음료를 지나치게 마시면 잠을 잘 잘 수 없어 피로가 심해진다. 그러므로 술은 가볍게 마시는 것이 좋다. 여성들은 철분이 풍부한 음식물을 자주 섭취해야 한다. 빈혈증에서 초래되는 피로를 예방하기 위해서다.

만성피로를 막는 10가지 생활수칙
1. 잘못된 자세는 바로 잡고, 같은 자세를 오랜 시간 유지하지 않는다.
2. 아침밥을 꼭 챙겨 먹으며, 과일이나 야채로 비타민을 보충한다. 비타민은 피로회복 물질을 함유하고 있어 만성피로에 좋다.
3. 잠을 충분히 잔다. 하루 6~8시간은 반드시 잔다.
4. 평소 물을 많이 마셔야 한다. 물은 기초대사, 신진대사를 촉진한다.
5. 꾸준히 운동해주어야 한다. 주 3회 정도가 적당하며, 굳이 매일 할 필요는 없다. 단 스트레칭과 같은 체조는 자주 할수록 좋다.
6. 자신이 피로하다고 느낄 수 있는 업무, 만남 등은 오후보다 오전에 하면 좋다.
7. 늘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움직인다. 우울해지면 기분 전환을 위해 가벼운 나들이나 영화 감상을 하고, 춤과 같은 취미를 갖는 것도 좋다.
8. 담배와 카페인을 피한다. 카페인은 순간적으로 피로를 회복시켜주는 듯한 느낌을 주지만 오히려 피로감만 더해준다.
9. 족욕, 반신욕 등으로 통해 체온을 높여주고, 아이스크림, 얼음, 찬 음료 등을 먹거나 마시는 것을 삼가해야한다.
10.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받아 내 몸의 상태를 항시 체크한다.

한양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황환식 교수